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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차유감] #7 헌차의 법칙

enzoy : 쇠털나날/카라이프 - 자동차관련 : 1997/12/15 15:47
헌차유감 #7 헌차의 법칙

오래전 PC통신 케텔 시절의 유머란 히트작을 회상하며 퍼옵니다.
[헌차유감 시리즈 리스트 클릭!]

작가: blue99(아흔아홉까지 청춘)

  1. 헌차 불만족에 대한 제 1 법칙:
    • 다른차보다 빨리 가고 있을 때는 자기차의 브레이크 성능이 불안하고
    • 다른차보다 늦게 가고있을 때는 자기차의 엑셀의 성능이 의심되고
    • 다른차와 같은 속도로 가고 있을 때는 엑셀과 브레이크를 뺀 모든 성능이 불만족스럽다.
  2. 일률에 대한 제 1 법칙
    • 차를 꼭 사람이 밀어야 할 경우는 오르막일 확률에 비례한다.
  3. 펑크 대한 정의.
    • 펑크는 가장 최근에 갈아 끼운 바퀴 순으로 발생한다.
  4. 세차에 대한 기본 개념.
    • 세차는 비구름을 부른다.
  5. 교차로 통행의 법칙.
    • 언제나 교차로 혼란의 중심점은 자기차부터 발생한다.
  6. 연료보충의 불확실성.
    • 제1법칙: 가진 돈과 남아있는 연료의 양은 비례한다.
    • 제2법칙: 가진 돈이 0 으로 무한이 가까워질 때 연료의 양도 0으로 수렴한다.
    • 제3법칙: 연료가 0으로 가까워 졌을 때 의외로 가진 돈이 0 이 아니면 근처 10키로내에 주유소가 있을 확률이 0 에 가까와 진다.
  7. 노란불에 대한 정리.
    • 교차로 진입을 포기할 수록 노란불의 간격은 길어지고
    • 교차로 진입을 결심할 수록 노란불의 간격은 0 에 수렴한다.
  8. 접촉사고의 법칙
    • 내가 피해자일 때보다 가해자일 때 손상된 범위는 넓어 진다.
  9. 썬팅에 대한 우연의 법칙.
    • 썬팅한 시점에서 가장 빠른 시간내에 썬팅 집중 단속령이 내려 진다.
  10. 범퍼몰딩의 정리.
    • 범퍼에 부딪치는 물체들은 몰딩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의도적으로 피한다. 즉, 언제나 몰딩이 가장 새 것이다.
  11. 음주와 운전의 상관관계.
    • 차를 가져 가면 술자리가 벌어지고 차를 놓아 두고 가면 술자리가 취소된다.
  12. 차선에관한 상대성이론.
    • 언제나 중앙선 너머의 차선은 한산하다.
  13. 클러치란?
    • 맨 앞에서 정차했다 출발했을 시 가장 신속하게 시동을 끌 때 사용하는 페달.
  14. 자키는?.
    • 급작스런 소나기를 만났을 때 또한 자동차 열쇠를 안에 넣고 문을 잠궜을 때,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공구.
  15. 핸들에 대한 고찰.
    • 파워 핸들이 아닌 경우 그 실중량은 운전경력이 오래 될수록 점점 가벼워진다.
  16. 차량내 고가품에 대한 화학적 성질.
    • 차량내에 장치한 고가품은 승화성이 있으므로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으로 흡수된다. 단, 그 기체는 자동차 문의 잠금스위치를 부식시키는 성질이 있다.
  17. 범퍼란?
    • 차량 최전방의 장식품.
  18. 마후라의 개조에 관해.
    • 군악대 출신들이 수자폰이나 트럼펫에 대한 열정을 잠 재우기 위해 사용하는 악기.
  19. 클랙션에 대한 도플러 효과적 고찰.
    • 다가오는 클랙션 소리는 높은 주파수를 발생시키고 멀어지는 클랙션 소리는 낮은 주파수를 발생한다.
      단,그 소리는 자신과 가장 가까울 때 '욕' 이라는 부수적 주파수를 동반한다.
  20. 음속돌파에 대한 고찰.
    • 앞 차가 음속 이상으로 달리고 뒤차가 음속으로 달릴 때 뒤차의 속도에 클랙션 소리의 속도를 더한 값은 절대로 앞 차의 속도에 도달할 수 없다. 고로 빨리 달리는 차에 대해 클랙션은 무용지물이다.
  21. 터보란?
    • 고속에서 성능이 발휘되는 가장 유용한 폐차장치.
  22. 깜빡이에 대하여.
    • 달아도 되고 안 달아도 되는 옵션. 단, 서비스 품목으로 달아 준다. 그러므로 켜도 되고 안 켜도 되는 장치.단, 서비스 차원으로 켜준다.
  23. 리어 스포일러란?
    • 비행기에서 자동차로 서서히 진화하였다는 다윈의 학설을 증명하는 신체 기관. 몇몇 진화되지 않는 종들이 사족처럼 달고 다닌다.
  24. 안개등이란?
    • 안개가 끼지 않은 날 켜야만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등. 앞에 정차한 차량의 기분을 편안하게 하는 특성을 가진다.
  25. 경마와 도로운전의 동질성에 관한 고찰.
    • 최대한 빨리 가려고 노력한다.
  26. 경마와 도로운전의 이질성에 관한 고찰.
    • 가장 앞선 말은 상금을 받고 가장 앞선 차는 벌금을 낸다.
  27. 버스에 대한 정의.
    • 아무것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듣지 않고 아무 말이나 막한다.
  28. 택시에 대한 정의.
    • 차량 성능의 극대화를 위한 자구적 테스트 집단. 각각의 부품의 테스트를 위한 극한 상황을 자의적으로 설정하는 검사단체. 또는 자가용 운전자들에 대한 운전 기술 고문.
  29. 모범택시에 대하여.
    • 중형택시와 차별되는 도색비용을 승객에게 청구하는 집단.
  30. 세차에 대한 또다른 생각.
    • 세차한다고 새차가 되지는 않는다.
  31. 래카차에 대한 고찰.
    • 강태공의 후예. 미끼없는 낚시로 치어부터 성어까지 어종에 관계없이 낚는다. 아울러 잡힌 고기에 대해 소유권이 인정되는 집단.
  32. 엑셀레이터에 대한 한가지 교훈.
    • 밟으면 간다. 하지만 많이 밟으면 아주 간다.
  33. 무면허 운전에 대한 짧은 이야기.
    • 주행 연습의 연장. 수강료는 자신과 남의 목숨.
    • 음주 운전 차량의 새로운 이름.
    • 좀비가 운전하는 무허가 장의차.

# 7편을 무지 오랫만에 쓰네요.
1편부터 6편까지 아직 유모란에 남아 있어서 기분 좋았습니다.
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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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nzoy 2007/04/22 00:52 MODIFY/DELETE REPLY

    운전을 배우기 전에도 읽으면 웃겼고, 배운 후에는 더더욱 웃겼고, 10만을 뛰고서 다시 읽어도 내용이 새록새록 깊고 새로운... 바로 그런 헌차의 법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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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차유감] #6 그곳에 말이 있었네

enzoy : 쇠털나날/카라이프 - 자동차관련 : 1997/12/15 15:46
헌차유감 #6 그곳에 말이 있었네

오래전 PC통신 케텔 시절의 유머란 히트작을 회상하며 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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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blue99(아흔아홉까지 청춘)

내가 운전을 한뒤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그동안 구사할 수 있었던 단어의 갯수가 남보다 적다는 이유만으로 이유없는 핍박을 받았던 내가 풍부한 어휘와 유려한 표현을 배우게 된것도 다 운전 덕분이라 생각한다.

아.언제 였던가? 그 우울했던 기억의 조각들은...

그건 내가 대학교 3학년 찬바람이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리면서 메뚜기떼가 껄떡대던 어느 겨울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나는 친구들과 미팅중이었다. 너무 추워서 친구들이 모두 마스크를 하고 나온다길래 나도 제대할 때 훔쳐온 마스크를 쓰고 나갔다.

-야! 그거 가스 마스크아냐?-

음..가스 마스크도 마스크다.타이거 마스크가 마스크인 것처럼. 어쨋던 우리 셋 앞에는 여자들이 앉아 있었는데 두 명밖에 나오질 않았다. 둘다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이었는데 우리들중 누군가 한명은 피를 봐야 하는 피보기 미팅이었다. 나는 옆자리의 친구 놈들을 살펴 보았다.

음.. 두 놈 다 나보다 잘생겼군.

거의 얼굴로만 따진다면 내가 짤릴 확률이 100% 에 육박했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쓰자. 내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약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다. 나는 왼쪽 친구의 얼굴에 라이타를 켜며 말했다.

-찰칵!..어이 왜 이렇게 어둡냐? 네 얼굴이 하나도 않보여. 너무 깜깜하다-

놈의 약점은 얼굴이 약간 검다는 것이다. 아. 그러나 놈의 반격은 의외로 거세었다.

-그래? 이제 내얼굴 확인했냐? 그럼 라이타 꺼라. 네 콧김으로 불어서...-

으으윽..내가 정상인 보다 콧구멍이 약간 크고 또 콧구멍 각도가 약간 상향 조정 되어 있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폭로하다니! 여자들이 웃기 시작했다.

-어머 정말이다 얘. 저 콧구멍 좀 봐 꼭 동굴같애 호호호..-
-어머 정말 그러네 잠깐만 있어봐. 야호~~야호~~이것봐 메아리가 울린다!-

두 여자애들은 내 콧구멍에 대고 야호를 지르지 않나 혹시 박쥐나 장님새우같은 희귀동물도 살아요? 라는 헛소리를 삐약삐약 해댔다. 나는 친구들을 믿었다. 그래서 오른쪽 친구를 눈물이 그렁그렁한 애원의 눈길로 바라봤다. 그래 이놈이라면 지금의 위기에서 나를 구해줄 좋은 말을 해줄거야. 그러나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잠자코 있던 오른쪽 놈이 내게 불쑥 이렇게 말했다.

-음..휴지 여기있다. 종유석 떨어진다..-

으윽! 복수다! 복수를 다짐하고 나는 가방에서 쌍안경을 꺼냈다. 그리곤 쌍안경의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오른쪽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이 지금 나 보고 있냐? 네 눈이 너무 작아서 쌍안경 같고는 안되겠는데 누구 현미경 갖고 있는 사람없냐?-

흐흐흐, 이정도면 치명타다. 오른쪽 놈의 약점은 눈이 작다는데 있으니까. 그러나 이것도 실패로 돌아갔다. 놈이 이렇게 말했다.

- 야 작은 쪽 렌즈에다 눈을 대니까 네 눈이 양쪽으로 삐져 나와. 왠만하면 큰쪽 렌즈에 대고 보지. 너 눈사이가 조금 넓잖아? 안그래 광활한 양눈사이?-
-호호호, 별명이 광활한 양눈사이 인가봐? 정말 넓다 얘, 카멜레온 같아-
-호호, 정말이네 어디 포스트 잇을 한번 붙여 봐야지-

철썩!철썩!

-와아!. 포스트잇을 눈 사이에 두장이나 붙였는데도 아직 여백이 남았어-
-야..편하겠다. 눈 사이에 중요한 메모나 그런 거 써도 되니까?-

그러더니만 두 여자애가 번갈아서 내 눈사이에  뭐시기가 거시기에 꼭 이러저러한지 아니면 어쩌구 저쩌구 한지를 증명하시오 라는 수학문제를 푸는가 싶더니 콧구멍에다가는 야호를 연방 지르고 난리를 쳐댔다. 나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내가 왜 이렇게 까지 수모를 당해야만 하는가? 양 옆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놈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악 다가온 승리를 확신하는 듯 했다. 그러나 여기서 물러날 내가 아니다. 말빨이 있지 않은가? 모든 미팅의 승률은 초장 첫 인상이 50%라면 말빨이 나머지 50%이다. 또한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말빨에 의한 성공률은 90%에 달한다고 미팅에 관한한 신으로 불리워지는 친구 차 조진이의 말이 있지 않은가?

-왠~지~ 오늘같은 날엔 한 편의 불란서영화가 보고 싶군요-

성공이다. 여자애들이 나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래요? 지금까지 본 불란서 영화중에 어떤 영화가 마음에 드시는데요?-
-음..그건.. 파리애마입니다-

여자들은 허파를 꼬집으면서 웃어댔고 양 쪽의 친구놈들은 승리를 확신하는 축배를 했다. 갑자기 분위기를 잡더니 왼쪽 놈이 이렇게 말했다.

-오늘같은 날은 정말 영롱하고도 단촐한 붕어빵을 한개사서 의뭉스럽고 파란만장한 버버리 코트의 풍기문란한 왼쪽주머니에 넣고 사실무근하고 민생치안한 여자분과 좌광우도한 공원길을 수수방관하게 걷고 싶군요-

아아..놈의 어휘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여자들이 모두 반짝이는 눈빛으로 놈을 쳐다 보았다. 이에 질세라 오른쪽놈도 한마디 했다.

-정말 그런 오리무중하고 연비향상적인 추억을 갖는다는 것은 오늘같이 환골탈태하고 언중유골한 날에는 정말 설상가상한 아름다운 일이죠-

여자들은 거의 환상속에 빠져 버린 듯했다.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한마디 했다.

-듣고보니 진짜 무광신고하고 밤일낮장한 이야기가 낙장불입한 이 겨울에 맞게 비풍초처럼 똥팔삼하군요-

라고 말하고는 여자애들에게 뒈지게 맞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한다고.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를 울면서 뛰쳐 나왔다. 내가 카페를 나오자마자 눈보라는 비바람으로 변하고 나는 거리에서 전봇대에 기대어 한참을 울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나의 부족한 어휘력을 한탄하면서.

정말 가슴아픈 추억이다.

나는 상념에서 벗어났다.
운전한뒤로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지금도 나의 어휘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운전하면서 느는 나의 어휘력에 스스로도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갑자기 끼어 드는 차들을 보면 예전 같았으면

-왜 하물며 별안간 끼어 드십니까?-

라고 했을텐데 요즘은 어휘력이 늘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야이 xx를 xx하던가 아니면 xx와 더불어 xx를 xx처럼 할 xx야!-

라던가 아니면

-이런 xx할려다가 xx하겠지만 도리어 xx만 하거나 드디어 xx가 될 놈아!-

라는 현란한 어휘를 구사하게 되었다. 운전자만의 예의와 품위가 가득찬 말은 얼마든지 있다. 평소에 도로를 달리다가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볼 때

-예술의 전당에 가려면 어떻게 갑니까?-

라고 창을 열고 물어 보는 사람은 모두 초보운전자다. 운전을 오래 하신 분들은 이렇게 품위를 지켜 물어 본다.

-야이 새꺄 끼어들지말고..예술에 전당가려면 으떻게 가야 하는지 싸게 씨부려 봐!-

그럼 나도 정중히 대답한다.

-얼라리요? 쭉 밟아서 시속 150키로가 되었을때 좌회전하다가 경찰 보이면 급정거 이후에 유 사망하라. 그럼 거기가 예술의 천당 이요. 알간?-

이렇게 말씀드린다.

우리 운전자들은 많은 돌발사태에서도 자애로운 품위와 영롱한 예의로 서로 상대방의 노고를 치하하는데 인색하지 않다. 앞차가 급정거를 할 때 우리 운전자들은 이렇게 상대방의 기술에 찬사를 보낸다.

-와..저런 운전 잘 하는 xx새끼 같으니라구-

또는 2차선에서 갑자기 좌회전을 해버리는 차를 보았을 때도 우리는 운전자의 기술과 용맹함에 고개를 숙이고 경의를 보낸다.

-멋지다! 저 xx같은 용맹함!-

고속도로에서 거의 15센티의 차이를 두고 앞에 끼어드는 운전자에게는 이런 가슴찡하게 아름다운 감탄사가 남발된다.

-xxx야!-

정말로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하나씩 발굴하고 또 몸소 실천하는 우리 품위있는 운전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음, 또 내앞에 깜빡이 없이 급차선 변경을 하는군. 이럴 때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야이..쇼트트랙 돌다가 핫소스에 미끄러져서 소득세 신고서에 근의 공식을 쓰다가 허파꽈리에 찜빠걸릴 놈아!-

사족: 우리 모두 멋진 어휘로 상대방의 품위를 지켜 주는 운전자가 될까요? 안될까요?

(6편이 늦었군요.재미없어도 끈기로 봐주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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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차유감] #5 전쟁의 늑대

enzoy : 쇠털나날/카라이프 - 자동차관련 : 1997/12/15 15:45
헌차유감 #5 전쟁의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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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blue99(아흔아홉까지 청춘)

"따르르릉"

앗! 출근시간이다!. 시계가 울자 마자 온 집안이 난리 북새통을 떤다. 안방에 타이머로 맞춰 논 오디오에서 기상음악이 흘러 나온다.

"새벽종이 울렸네.새아침이 밝았네..중략...부자가정 만드세"

우리방에서도 질세라 찬란하고도 영롱한 기상송이 흐른다.

"이른아침 일어났다.아라레다~응~"

음,이 음악은 요즘 유명한 드라마 종합병원(닥터슬럼프 편)의 주제가다. 차에 시동을 건다. 전신주에서 1만 5천 볼트의 전선을뽑아서 차에 연결하고 시동을 걸자 동네 사람들이 모두 한전을 찾아 가서 이놈의 동네 웬 정전이 이렇게 많으냐고 따지는 통에 업무가 마비되었다는 뉴스 속보가 라디오에서 나온다. 그 와중에서 옆집 대머리 아저씨는 잠결에 한전을 찾아 간다는게 한냉(한국냉장)을 찾아가서 따지다가 영하 60도로 급속냉동된 채 냉동차에 실려서 살코기 햄과 함께 배달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남부순환로는 역시 벌써부터 정체다. 차들이 빼곡히 들어차서 꽁지에 꽁지를 물고 있다. 나는 신호를 기다리면서 구슬을 꿰고 있었다. 1개 에 2원하는 구슬을 출퇴근 시간에 꿰다 보면 꽤 쏠쏠하다. 구슬을 300개째 꿰고 있는데 신호등이 불그레 죽죽에서 푸르딩딩으로 바뀌었다.

이때다 !
난 잽싸게 기어를 넣고 돌진함과 동시에 옆차선의 차들이 내 앞에 끼어들지 못 하도록 양차선 경계선에 화염병을 두 개씩 투척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차선에 끼어들기를 시도하던 오른쪽 소달구지(소나타)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전진불능 상태가 되었고 운전자는 "위생병! 위생병!"을 외치며 밖으로 뛰어 나와서 차뒤에 엄폐를 시도했다.

자식! 그러길래 왜 끼어들어?
으악! 그런데 이게 뭔가? 앞에 가던 3도어 후라이드가 뒷창문 와이퍼액을 직격탄으로 발사한 것이다. 먹물이 가득 든채로!

그때부터 제 1차 남부순환로 전쟁이 발발되었다.

나는 차 사이를 빠져 나가면서 먼저 내 차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하이빔을 두방 발사했으나 아침이라 그런지 하이빔은 적 차의 장갑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자 놈이 바로 반격을 해왔다. 갑자기 왼쪽 문이 열리더니 브레이크 페달이 직통으로 날라왔다.

"와장창!"

음, 이거 장난이 아니다. 앞 유리가 몽창 나갔다. 좋다! 강공이다! 나도 한 발로 핸들을 고정시키며 몸을 쭈욱 뻗어 칼로 뒷좌석을 오려내고 트렁크 내의 스페어 타이어를 꺼내서 놈의 뒷창문을 노리고 힘껏 던졌다.

"콰지직!"

아아! 이 무슨 날벼락이냐? 놈이 살짝 피하는 바람에 닭을 싣고 가던 차의 짐칸에 맞아 짐칸이 부서지 면서 온 닭들이 닭닭 거리며 도로를 점거했다. 그러나 착한 사람들이 모두 차에서 내려서 일일이 닭들의 손을 잡고 물어물어 닭들의 집을 찾아주었다. 그러나 그중에는 인신매매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가기를 거부한
닭들도 있었다고 모 방송국의 기자가 개탄을 하기도 했다. 어쨋거나 놈은 내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야유를 퍼 부었다. 나는 참을수 없었다. 자동차 문화의 선구자 에이브라함 포드는 일찌기 이런말을 했다.

"도로에서 모욕을 받으면 삼대가 재수없으니 이는 곧 개같은 경우가 아닌가?"

라고 말하고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대중은 일러라! 이 차의 점화플러그 간극 사이에 불성이 있는가?"

그러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 하였으나 제자 코난만이 홀연히 일어나 유압식 자키로 스승의 턱을 받치고 가스쇼바로 스승의 뺨을 후려 갈겼다 한다. 그러자 에이브라함 포드는 춤을 추면서 이렇게 노래 하였다 한다.

"이 세상에 점화플러그만이 도인줄 알았네, 그러나 봉황이 울고 큰 종이 울리니 이제 유압식 자키도 케이블식 클러치도 내눈엔 아니 보여라"

어쨋건 에이브라함 포드의 말대로 이건 개같은 경우이므로 나는 참을 수 없다. 아직도 놈은 내 앞에서 갖은 묘기를 보이며 알짱대고 있었다. 덤블링, 월면돌기, 두 바퀴 돌고 좌로 이회전한뒤 게거품물기 등의 난이도 높은 묘기를 하고 있었다. 이놈 좋다. 마지막 공격이다! 마악 놈이 낙성대를 지나 까치고개를 넘어 사당4거리로 내려 가려는 찰라였다.

"변신!!"

나는 에어컨이라 표시된 스위치를 돌렸다. 갑자기 에어컨이 작동되면서 차체가 웅장히 떨려 오기 시작했다. 차체의 진동으로 지반이 붕괴되며 깊숙히 고여있던 마그마가 분출되었다. 그러자 덩달이가 마개를 들고 오면서

"내가 막으마!"

하고 소리침과 동시에 내차가 탱크로 변신을 시도 하였고 놈의 후라이드를 단 1 초식에 저장력 강판으로 무촉매 환원시켰다.

승리다! 나의 승리다!

................
바람이 분다. 전장에는 승자도 패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깨진 아스팔트와 저장력 강판과 그리고 슬픈 눈을 가진 드라이버만 존재할 뿐이다.

-아니뗀 머플러에서 연기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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